정현이의 일본여행기-7
우리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쯔꾸바산 에도야’라는 호텔이었는데, 오늘 그곳에서 온천욕을 한다고 했다. 그동안 재미있었지만,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씻지도 않고, - 사실은 잘 씻었다. 사람이 예의가 있지..ㅋㅋ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 피곤하기도 했기 때문에 오늘의 온천욕은 정말 나에게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
나는 가이드님께 주의사항을 듣고 난 후, 숙소로 올라가 대충 정리하고 바로 온천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처럼 큰 온천은 아니었지만, 정말 온천 같은 분위기였다. 탕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였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어떤 문을 통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안 들어왔다. 알고보니 그곳이 노천탕으로 가는 문이었던 것이다. 나도 노천탕으로 옮겼고, 이렇게 우리 남자들 모두는 노천탕에서 얘기도 하고 온천욕을 즐겼다. 탕의 바닥과 주위는 돌로 되어있었다. 진짜 그럴듯했다. 한쪽으론 칸막이가 있었는데, 칸막이 넘어는 여탕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필수가 담을 넘으려했다. 물론 장난이었겠지만..ㅋㅋ
가이드님 말씀이 요즘에는 안 그렇지만, 예전에는, 그리고 유명한 온천에는 남탕에도 여자들이 있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남자 일하는 사람을 두면, 돈이 두 배로 든다나?? 그래서 여자들이 여탕도 청소하고, 남탕도 청소한다고 그랬다. 차라리 날 쓰지..ㅋㅋ 청소 잘하는데..ㅋㅋㅋ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온천욕을 끝내고, 올라왔다. 밤에 술 약간 먹기로 했는데, 가장 선배로써 조금이지만 안주 좀 사다줄려고.. 나는 혼자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나 웬걸.. 5분을 걸어가도 마트는 커녕, 조그만 가게도 없었다. 시계가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늦은 시간에는 문을 다 닫는 것 같았다. 다들 좋은 사람들 같아서 돈은 없지만, 인심한번 쓸려했는데, 돈 굳었다. ㅋㅋ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내방에 사람들 다 모여 다 같이 술한잔 하고 잤다.-사실 한잔이 아니었다. 새벽 4시까지 먹었으니까.ㅋㅋ
다음날 아침 우리는 일찍 일어나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이바라키현 농업종합센터를 방문했다. 원래는 이바리키대학에 방문하여, 총장님을 예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것은 교수님들만 잠깐 참석하셨다가 오셨다. 우리는 농업종합센터에 방문하여,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구경을 한 뒤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쯔꾸바 리서치 갤러리를 방문하였다. 그곳은 농업에 관련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다. 포스터도 많이 부착되어 있고, 조형물, 곡식, 등등이 많이 있었다. 여기서 열심히 구경하라고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남고 말았다. 원래 이곳은 한국의 농촌진흥청이라고 보면 딱 맞을 곳이었다. 분위기도 비슷하고, 연구하는 것도 비슷한 것 같았다. 더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구경하기 전 홀에서는 어느곳에 무엇이 위치해 있는지 잘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문제가 있었다. 일본말로 많이 되어있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간간히 영어로 써져 있는 것도 있었지만, 그건 내가 본 것중에 극소수였다.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다면 더 좋을텐데.. 그러고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농촌진흥청도 한글로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번역기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구경을 다하고 차에 타다가 학장님께 혼났다. 뭘 구경했냐고.. 교수님께서 우리가 별로 탐탁치 않으셨던 모양이었다. 죄송했다. 더 열심히 참여했어야 했는데.. 그치만, 핑계지만, 열심히 볼려고 기대하고 갔는데, 거의가 일본말이니.. 알아들을 수도, 볼 수도 없었다. 차라리 여기 있는 관계자 누군가가 돌아다니면서 주요 전시물을 설명해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반응도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버스에 올라 동경으로 향했다. 그토록 많은 사람이 원했던, 동경했던 동경.. 난 처음에 동경이랑 도쿄랑 다른 곳 인줄 알았다. 친구들이 일본 어디 가냐고 그럴 때, “후지산이나 동경이나 도쿄 그런 곳에 가겠지 머..” 했다가 망신당한 적도 있었다. 그때 안 것이지만..ㅋㅋ. 그리고 난 지리에 정말 약하다.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이 난다. 중학교 2학년때 사회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한명씩 번호순서대로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내 차례를 기다리며 선생님의 질문을 맘속으로 다 대답을 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가장 쉬운 거 낸다고 하시고는, 충청남도가 어느 바다에 위치해 있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정말 몰랐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니까 주위에서 서해바다, 동해바다, 남해바다 하며 각각 떠들었다. 난 남해바다라고 답을 했고, 선생님께서는 화가 정말 나셔서 장난치는 거냐고 하시고는 나오라고 해서 잘 때리시지도 않으시는데, 난 그 선생님께 귓방망이를 맞았다. 근데, 정말 조금은 억울했다. 내 앞에 질문들은 수업시간에 들어서 다 아는건데, 정말 충청남도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는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선생님이었어도 화 났겠지만, 근데, 정말 모르는데.. 그때, 선생님도 황당해 하셨고, 나도 맞고 나서도 황당했다. 차라리 어려운 문제를 내 주시지.. 지금 생각하면 농담식으로 옛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린 동경으로 향했다. 역시 수도는 수도인가보다.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멀어서가 아니었다. 차가 많이 막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