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 시간이 9시 45분으로 늦어졌다고..
나는 다른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디트로이트에서 렌싱까지 가는 비행기 시간은 변하지 않은 10시 15분!! 뭐야~~!!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암담했다!!
하루종일 비맞고, 힘들고, 지쳐있는 나에게.. 연착이라니.. 디트로이트에서 비행기가 없다니.. ㅜ.ㅜ
그 사람은 처음에 디트로이트에 바래러 올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없지!!’ 나는 없다고 대답하자, 그럼 내일 가는게 어떠냐고 물어봤다.
‘내일 가긴, 내일 학교 가야 하는구만..ㅜ.ㅜ’ 또, 어떻게 이밤에 맨하튼으로 돌아가란 말인가!!
난 집에 가고 싶었다. 정말 힘들고, 하루 더 잔다고 해도, 더 돌아댕길데도 없고..
대충 다 훝어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 돌아댕기기 싫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내가 내일 학교간다고 약속했으니까, 약속을 지켜야했다.
내 신조이기 때문에.. 명수형한테 전화할까 하다가 안 데릴러 올거 같고,
박사님께 여쭤보자니 신경쓰이게 해드릴거 같고.. 정말 난감하였다.
목이 타서 콜라를 사서 마신 뒤(콜라가 공항에선 $ 1가 더 비쌌다. 갑자기 생각하니 더 짜증나기 시작했다.
난 5분정도 다시 생각 후, 우선 명수형한테 연락을 하였다.
전화해보니, 역시나 길도 잘 모르고 나오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난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 우준이형 이라는 미시간에서 처음 만난 형한테 부탁을 했다.
몇 번 만나지 않은 형이지만, 좋은 형이었다. 그 형 역시 어려운 눈치였다.
그리고 그 형은 차라리 뉴욕에서 하루밤 더 자고 오는게 어떻냐고 말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형은 시험이 그다음날 있었고, 내가 뉴욕에서 잔 줄 알고 있었다.
난 더 신경쓰이게 하기 싫어 그런다고 하고, 전화를 끝마쳤다.
난 다시 명수형에게 전화를 걸어 박사님께 잘 말씀드려 달라고 하고,
우선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아껴서 여행을 했는데, 공항에서만 전화하고, 음료수 하나 먹는데, $16 이 들었다.
차라리 부탁하지 말고, 그냥 있을껄..^^;
나는 오늘 밤 디트로이트 가는 행, 내일 아침 비행기로 렌싱가는 것을 끊고 우선 디트로이트 행 비행기 타는곳에 가서 앉아있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를 렌싱가는 사람이 없나 살펴보고, 그 중, 전화걸면서 연착되었다고 데릴러 나올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가서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혹시, 같은 방향이면 같이 태워 줄 수 없냐고 부탁하려고..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다들 목적지가 디트로이트였다.
괜히 물어보고 눈치보느냐고..^^
난 맘 편히 그냥 가기로 했다. 갑자기 공항에서 자고 싶어서..^^ 이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시간이 되어 난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는 공석이 몇석 있었다.
아마도 랜싱가는 사람들이 취소한 좌석 같았다. 디트로이트에 내리니 거의 12시였다.
난 출구 데스크에 있는 여자직원에게 나의 사정을 말하고, 쉴 장소를 부탁했다.
그 직원 왈 호텔이 있긴 있는데,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학생이라고 그래서 여유돈이 없다고 말하고 아침비행기라서 여기서 밤을 새야한다고 말하자,
그 직원은 그럼 담요라도 갔다주냐고 말했다. 나는그렇게 해주면 정말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 여직원은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문 안으로 들어갔다.
비행기 대기석 같았는데, 나는 나올때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올 시간이 되었는데, 나오지 않고 있었다. 2분은 족히 넘은 것 같았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그 직원은 나왔다. 그 직원에게는 4장의 담요와 4개의 베개가 들려있었다.
순간 정말 고마웠다. 그냥 하나씩만 찾아서 대충 나와도 되는데, 많이 찾아서 가지고 나오느냐고 늦게 나온거 같았다.
정말정말 고마웠다!! 나같았으면, 두장정도씩 갔다주었을텐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그 직원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를 배웠다.^^
원래 그 직원에겐 그 일이 자기 일이겠지만, 그 상황에 놓인 사람으로선, 도움을 받은 나로선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내가 아침에 가야할 gate까지 친절히 가르쳐주고, 익스프레스타고 두정거장 가라는 것까지 가르쳐주었다.
나는 우선 gate로 가기로 하고, 그곳으로 향하던 중, 나와 비슷한 경우에 처한 두 여자를 보았다.
그 중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담요와 베개를 어디서 구했냐고 물었다.
나는 자초지경을 이야기하고 그 여자는 알았다고 했다.
나는 다시 갈 길을 향해 몇걸음을 옮기다가 내 담요를 나누어주기로 하고 가서 말했다.
그러나 그 여자는 자기도 구할꺼라고 괜찮다고 했다.
치.. 춥고, 힘듦에도 불구하고, 나눠주려고 했더니만.. 나는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나는 내 잠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gate와 가깝지 않은 그렇다고 장소가 그리 넓지도 않은 최적의 장소를 찾기위해..
나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잠자리를 만들고 누웠다. 다행히 바닥이 카페트라서 덜 불편했다.
나는 눕자마자 아까 그 사람들이 생각났다.
혹시나 못 구했음 어떻하지?? 사람들이 별로 지나다니지도 않은데.. 직원들이 있을라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어나 이불 2개와 베개 2개를 들고 다시 그곳을 향해 갔다.
그런데, 익스프레스가 오지 않았다. 모노레일 시간이 끝났나부다..
난 10분정도 기다리다가 하늘의 뜻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사람들도 구했겠지 라고 생각하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누웠다.
정말 웃겼다. 지금의 내처지가.. 그래서 나는 사진을 찍고, 혼자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쁨을 누리고, 그 후, 얼마후에 잠이 들었다.
갑자기 들리는 드르륵 소리.. 나는 아침인줄 알고 깜짝놀라서 눈을 번쩍 떴다. 새벽 1시였다.
사람들이 몇 명 왔다갔다 했다. 아마도 그 때 비행기가 한대 들어왔나부다.. 나는 주위를 살핀후 다시 잠을 잤다.
또다시 드르륵!! 2시였다. 1시간에 한번씩 오나부다.. 공항에서 밤을 새야 하는 사실..^^ 또하나 새로운 경험을 하나 얻었다.
이렇게 나는 6시까지 밤을 지새며 잠을 잔 후, 일어났다.
마지막에 일어났을 때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는 사람들을 보는순간 무지 멋쩍었다.
서둘러 이부자리를 갠 후, 나는 어제 그곳으로 이것을 갔다주러 떠났다.
그 직원이 없을 것이라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난 그곳으로 갔다.
다른 여자 직원이 있었는데, 아무데나 놔도 되는데 수고스럽게 왜 가지고 왔냐고 고맙다고 말을 한후,
나의 비행스케줄을 다시한번 확인해 주었다.
나는 비행 출발 시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문득 또하나의 생각!! 디트로이트 공항은 크다.
나는 또다른 여행 코스로 디트로이트 공항을 돌아보기로 했다. 시간이 워낙 남아서리..^^
나는 1번 게이트부터 마지막 게이트까지 한바퀴를 빙 돌았다.
볼건 별로 없었으나 그냥 돌아보았다.
상점들도 구경하고, 보석가게, 기념품 파는곳, 중간에 맥도날드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10시가 되었다. 나는 gate로 돌아가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타고, 랜싱으로 돌아왔다.
하루 늦은 컴백이었다. 나의 고향은 아니지만,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너무너무 좋았다.
이렇게 나의 맨하튼 여행은 끝이 났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내겐 너무 소중하고 또,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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